자연의 발견

백송의 온기

toree 2022.10.21 14:27:57 조회수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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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대온실을 찾아나선 길입니다.

단풍이 조금씩 들기 시작할 무렵 정원이 너른 창경궁이나 창덕궁이 가고싶어졌어요. 

창덕궁 후원은 예약 매진이라 대온실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그 길목에서 제 눈을 단박에 사로잡은건 간달프의 수염처럼 영농하게 빛나는 백송이었어요.


자작나무같은 저 줄기는 머지? 하며 빛이 비치는 곳으로 다가가 살펴보고서야 이 아이가 백송임을 압니다.

하얀 소나무! 좌중을 압도하는 군계일학이라는 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어린 백송은 푸른빛을 띄다가 점점 하얀 얼룩 수피가 늘어나고 노년이 되어서야 이런 새하얀 빛을 띈다고 해요.

창경궁 백송은 100여년된 것으로 모든 풍파를 묵묵히 이겨낸 현자의 자혜로움과 안온한 온기를 머금고 있는게 무릇 기분탓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백송에게 마음을 쏘옥~ 빼앗겼지만,

밀려드는 인파에 자리를 내어주고 조금 더 가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 대온실이 나타납니다.

대온실은 일본인들이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일본인이 설계하고 프랑스 회사가 시공하여 1909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아픔을 곱게 포장하고 버텨낸 애이불비한 모습. 

역사가 어떠하든 사라지지 않고 살아 남음에 안도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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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송을 반려식물로 맞이하고 싶은데...천연기념물은 그 자손들을 구하기 힘들겠죠? ㅠㅠ

(스토아적인 마음으로) 운명이 허락한다면, 너를 얻으리라!!


북촌 헌법재판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백송(600살이 넘는데요!!!)이 있다니,

곧 또 그 은은한 빛을 만나러 출동해야겠어요.


#백송 #창경궁 #대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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